제목 해외의료선교를 다녀와서
작성자 김동배 ()
등록일자 2004-10-01 오후 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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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에 어떤 형태로든 해외선교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의료선교에 참여함으로 해외선교에 대해 좋은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였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활동에 큰 감명을 받았고, 의료선교부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조직화되면 새문안교회의 선교와 봉사영역에서 간판스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특히 단원 모두가 “이 일은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투철한 주인의식이 있었고, 그래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음에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번 필리핀 의료선교의 경험은 나에게 몇 가지 중요한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준비와 사후점검이다. 해외선교는 개인 혹은 단체 어느 경우이든 사전에 준비한 정도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해외선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에는 “해외선교는 어떤 방식이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니까 다소 무계획적이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무리이다. 무리해서 사람이 죽는 경우에도 순교했다고 美化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그것은 언어도단이다. 이번 필리핀 의료선교도 오래 전부터 인원, 장비, 약품, 기도회 등 준비를 많이 하였지만 좀 더 구체적이었다면 좋았겠다. 그것은 Shalom Church와 그 주변마을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김용우 선교사님과의 충분한 Communication을 통해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2-3명의 선발대가 3-4일 전에 미리 가서 현지상황을 점검하고 본대와 사전연락을 할 수도 있다. 이번에 접수와 찬양 영역은 사전정보가 불충분함으로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특히 접수를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졌어야 했다. 질서를 지키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선진의료팀의 임무 중의 하나일 것이다. 김 선교사님 자신도 질서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신 것 같다. 교회 입구에 한 줄로 서도록 팻말이라도 하나 세워 놓았으면 훨씬 좋았을 뻔 했다. 질서유지를 위해 순경, 자원봉사자들이 몇 명 왔지만 그들이 어떻게 동원되었는지, 임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들도 우리도 몰랐다. 진료라는 막중한 사역 앞에 모든 것이 다 무시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떤 주민은 의사 한 번 보고 약 몇 알 타기 위해 그 뙤약볕 밑에 2-3시간 시달려야 하는 고통을 감수하였는데, 그런 상황이 김 선교사님의 향후 전도활동에 도움이 될까 혹은 방해가 될까? 다음 기회에 만약 환자대기실 같은 곳이 마련된다면 그 곳에서는 찬양도 가능하지만 기본 건강교육 혹은 질병예방교육도 가능하리라 본다. 그 나라의 인구와 건강에 관한 통계를 미리 준비해서 보여줄 수도 있고, 다양한 형태로 집단교육 혹은 개인상담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그 나라의 상황을 미리 파악한 후에라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귀국 비행기 안에서 필리핀 신문에 보니까, 필리핀 보건성에서 가임여성에게 피임기구를 나눠줄 계획을 하고 있는데 카톨릭교회에서는 그것은 오히려 매춘을 부추길 뿐이라며 반대를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피임교육을 하고 피임도구를 나눠준다면 그것은 그곳의 전통과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선교단이 진료활동만 할지 혹은 추가적인 활동도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계획은 사전준비 여부에 달려있다 하겠다. 사전준비만큼 중요한 것은 사후점검이다. 이번 활동이 그 지역에 미친 영향과 그 결과에 대해 김 선교님의 평가를 앞으로 몇 차례 들어봄으로 향후 그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의료선교단이 몇 지역을 지속적으로 가느냐 아니면 계속 다른 지역으로 가느냐 하는 기준으로 이 사후점검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오시면 좋지요.” 라는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었는지를 점검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뿌린 작은 씨앗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고, 이런 일은 의료선교부의 향후 활동에 유익한 방향설정을 해 줄 것이다. 장차 보다 지속적인 효과를 계획한다면 교회 내의 타부서, 혹은 타 의료선교단과 협력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찬양팀은 환경이 허락지 않은 관계로 준비했던 것만큼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아쉬웠으나 다른 활동을 함으로 충분히 상쇄되었다고 본다. 찬양은 필리핀이 기독교 국가이니까 가능한 일이지 아마 다른 나라에서는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 준비단계에서 분명히 찬양팀이 필요하고 잘 운영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향후 의료선교에서는 별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란스럽게 접수받고 열심히 진료하는데 찬양을 부르는 것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원들을 위한 찬양은 미리 선곡하여 출발 전에 몇 번 연습을 해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기도회 시간에 목사님의 설교는 참으로 중요하다. 이번 강 목사님이 하신 것처럼 로마서 등을 중심으로 시리즈로 설교하시는 것도 좋고,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다양한 치료사역을 시리즈로 말씀하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인솔교역자가 선교지에 관한 더 넓은 견해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료시간 동안 시내관광이나 주요 유적지 탐방, 혹은 타 선교사와의 만남 등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의료선교부에 속한 모든 헌신자들에게 감사드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수고를 헛되게 하시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